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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플레이 감상 & 시작팁

 

우마무스메 해봤어?

 

아마 요새 가장 뜨거운 모바일 게임은 단연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겠죠. 출시 직후 일본을 제패하고 한국으로 넘어온 우마무스메,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첫인상

 

사실 "경주마를 미소녀로 의인화시켜서 경주시키는 게임"이라는 걸 처음 듣고 든 생각은 '제정신인가'였습니다. 솔직히 저도 상당한 씹덕인데 이건 좀 식겁... 하여간 제작사가 사이게가 아니었다면 시도할 생각조차 안 해봤을지도.

 

하지만 일단 다운받아서 플레이해보니, 사이게임즈가 만든 만큼 게임의 퀄리티와 편의성은 상당합니다. 세로형 화면인 것도 좋고 전혀 거슬림이 없는 UI는 역시 짬밥이 드러나는 부분. 또한 메인 스토리 및 캐릭터와의 상호교류 이벤트가 굉장히 충실하고, 시스템에 파고들 거리가 많아서 한번 손대면 굉장히 오래 붙잡게 됩니다.

사실 처음엔 말 모에화라는 것에 극렬한 거부감을 느끼긴 했지만, 솔직히 게임의 완성도가 좋은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요...

 

기본적인 플레이

 

일단 장르는 육성 시뮬레이션. 그러나 대충 나오는 미소녀 수집형 게임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복잡한 시스템과 난이도. 데레스테보다는 샤니마스에 가깝고, 사실상 제일 가까운 게임을 고르라면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메인 스토리와 우마무스메의 개인 스토리를 제외하면 주요 플레이 파트는 '육성'인데, 육성 시나리오에서는 단계별로 특정 목표가 있고, 우마무스메를 트레이닝시켜 능력치를 높이고 더 높은 레이스에 참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우마무스메 스크린샷

 

이 시나리오를 단번에 클리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육성 종료한 우마무스메의 능력치와 스킬을 다음번 우마무스메에게 계승시켜 다시 트레이닝→레이스 참가로 이어집니다. 처음에는 잘해봤자 E랭크인데, E랭크 우마무스메를 계승시켜서 다음번에는 좀 더 기초 능력치가 높은 우마무스메로 시작해 D랭크를 만들고, 또 계승시켜서 C가 되고... 이런 식.

상당히 인내심이 필요한 데다가 변수도 많아서 그냥 공략을 보고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는 것도 어렵고 템빨이나 조합 빨도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엔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며 일단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느 정도 상황 파악이 되고 인자를 계승할 우마무스메 풀이 늘어나면, 좀 더 손쉽고 다양한 방향으로 육성을 할 수 있습니다.

 

+육성 팁
멘땅에 헤딩하면서 대충 감으로 익힌 몇 가지 팁.

1. 난이도는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시작은 하루 우라라!)
2. 단거리 적성이면 스피드에 올인하고 도주로 달리기
3. 각질이 선행이나 선입이면 스피드 & 파워, 도주나 추입은 스피드
4. 체력이 아슬아슬할 때는 무조건 휴식, 상태 이상 뜨면 양호실
5. 스킬 중에선 금색 스킬이 좋은 듯

 

좀 어려운 게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정말 이것저것 챙기고 신경 써야 할 게 많아요. 육성을 한 대여섯 번 해볼 즈음에야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좀 감이 잡히는 느낌. 하지만 그런 만큼 한번 파고들면 정말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하게 됩니다.

 

우마무스메 일러스트

 

또 스토리의 볼륨이 상당하고, 퀄리티도 제법 좋아서 어떤 우마무스메를 육성하든 점점 정이 들더라고요. 게다가 실제 원본마의 특징과 경력을 세심하게 반영했습니다. 이건 뭐, 한국에 있는 극소수의 일본 경마팬이 아니면 크게 어필할 요소는 아니지만 캐릭터성이 상당히 개성적이고 탄탄하게 완성되었기 때문에 장점으로 꼽힐만한 부분. 그리고 경마를 전혀 모르던 입장에서도 원본마 이야기가 꽤 흥미롭게 들리더라고요. 

일례로 하루 우라라는 실제로 단 한 번도 레이스에서 우승한 적이 없지만 끝없는 근성과 애교로 큰 사랑을 받은 말이었고, 골드 쉽은 실제로 정말 잘생기고 우수하지만 굉장히 제멋대로에 기행을 저지르는 마이페이스 말이었다든가. 게임하다가 골드 쉽 성격이 너무 이상해서(...) 찾아봤더니 진짜 이상한 애라서 말한테 입덕할 것 같음.....

 

골드 쉽
생긴 건 멀쩡한데 진짜 미친 애 (둘 다)

경마에 진심인 게임

 

앞서 언급했듯 경마+동물 미소녀화+일본 오타쿠 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담스럽고, 입덕 장벽이 시간시나구 장벽만큼 높습니다. 솔직히 저도 이 바닥 짬밥 좀 먹은 오타쿠지만 처음 봤을 땐 '와 일본이 진짜 갈 데까지 갔구나' 싶었던...

그리고 카카오게임즈가 계속 야구 경기 사이에 우마무스메 TV 광고 때리는 거 보고 와 한국도 갈 데까지 가는구나.....

 

 

우리나라에서는 경마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지만,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는 경마라는 기본 주제에 매우 진지하고 충실합니다. 미소녀들이 말처럼 달린다(...)는 거부감을 제외하면, 레이스 연출이 상당히 괜찮아서 박진감을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듣기로는 중계 콜의 고증이 매우 훌륭하다고 하는군요. 레이스 켜놓고 딴 거 하고 있으면 진짜 경마 방송 듣는 기분...

 

그리고 의외로(?) 연애 요소 어필은 거의 없습니다. 우마무스메들이 트레이너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밸런타인 데이 이벤트 같은 것도 있긴 하지만 기존 아이돌 게임에 비하면 상당히 절제되어 있습니다. 듣기로는 일본 경마협회가 매우 빡세서 그런 쪽으로는 엄격하다고 하더군요.

스토리가 트레이너와 신뢰를 쌓아 더 높은 목표를 노리는 과정이 주가 되는 소년만화식 전개이기 때문에 오타쿠 게임 특유의 연애적 요소를 꺼리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아, 시작 전에 트레이너의 성별을 고를 수 있다는 것도 상당히 신선했음. 이 바닥에서.)

 

그래픽과 라이브

 

그래픽과 연출력으로는 아직도 짱짱한 현역인 7년 차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스타라이트 스테이지>를 만들어낸 제작사인만큼, 그래픽 퀄리티와 라이브 연출은 매우 뛰어납니다. 애니메이션 같은 자연스러움과 부드러운 동작이 포인트.

 

 

레이스가 끝나고 상위 우마무스메들이 팬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설정의 '위닝 라이브'를 감상할 수 있는데, 사실 라이브는 게임 외부적으로 오타쿠를 끌어들여 수익을 낼 목적으로 붙인 부가 요소라는 느낌이 매우 강하게 듭니다. 달리기와 라이브를 거의 동급에 놓고 광고하고 있지만, 사실 마음만 먹으면 라이브를 전혀 보지 않을 수 있거든요. 그냥 애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걸 본다는 데에 의의를 두는 것뿐.

 

종합

 

'아 진짜 씹덕 같다' 하면서 하다 보니 은근히 자꾸 오기가 생기고, 이것저것 파고들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가고.... 레이스에서 우리 딸내미가 치고 들어오면서 막판에 1착으로 도달할 때는 저도 모르게 손뼉 침.... 라이스 샤워 귀엽네... 언니라고 불러주는 거 너무 좋다...

 

라이스샤워
라이스쨩 기다려... 언니가 너 말고 딴 애한테 건 마권 전부 휴지조각으로 만들어줄게

 

하여간 이 게임이 왜, 어떻게 일본을 제패했는지는 충분히 알게 되었습니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기본 콘셉트(경마+미소녀+아이돌)에도 불구하고 그 콘셉트에 정말 진심일 때, 퀄리티가 받쳐주는 오타쿠 게임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려주는 예시네요.

 

다만 일본에서의 인기는 우리나라보다 경마를 캐주얼하게 접할 수 있는 점도 크게 한몫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외부적인 유입/순환 요소가 약한 국내에서 얼마나 더 오래 유저들을 붙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네요. 또 스토리 등의 볼륨이 너무 커서 업데이트가 느리다는 것이 큰 단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런칭이 늦은 우리나라에선 아직 실감되지 않는 문제점이지만)

 

일단 우리 라이스쨩을 천천히 키우면서 기다려 보겠습니다.